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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동맥 색전증 환자 심야 응급수술, 흉부외과·호흡기내과 협진으로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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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동맥 색전증 환자 심야 응급수술, 흉부외과·호흡기내과 협진으로 살려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1.01.05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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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 의료진의 환자 살리고자 하는 의지가 거둔 성과
환자(가운데)와 이석인 교수(오른쪽), 정성환 교수(왼쪽). ⓒ 가천대 길병원
환자(가운데)와 이석인 교수(오른쪽), 정성환 교수(왼쪽). ⓒ 가천대 길병원

가천대 길병원은 "한밤중에 진행된 응급 폐동맥 색전증 수술 중, 기관지 혈전까지 동반된 환자를 흉부외과 의료진과 호흡기내과 의료진이 발 빠른 협진으로 살려냈다"라고 5일 밝혔다.

6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11월 18일 일을 하던 중 객혈을 하며 쓰러졌다. 응급실로 이송된 그의 상태는 산소포화도가 유지되지 않을 정도로 위태로워 인공호흡기 치료를 시작했다. 응급실에서 시행한 검사에서 A씨는 오른쪽 주폐동맥부터 시작해 위와 아래 폐구역 동맥까지 심각한 색전이 확인됐다.

폐혈관의 CT촬영에서 폐동맥 혈관육종의 가능성도 보여 곧바로 응급 수술을 시행하기보다는 환자가 과거 같은 질환으로 다른 병원에서 받았던 치료 이력을 꼼꼼히 검토해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했다.

의료진은 보호자로부터 A씨가 2013년부터 다른 병원에서 폐동맥 색전증으로 치료받았고, 이후 최근까지 만성폐동맥 색전증 치료를 받은 것을 확인했다. 보호자를 통해 환자의 과거 진료 및 검사 기록을 가져오도록 하고 기다리던 중, 22일 A씨의 상태가 더욱 불안정해지자 흉부외과 이석인 교수 등 의료진은 에크모(ECMO) 치료로 환자에게 심정지가 오지 않도록 응급조치했다.

진료 기록과 검사 등을 통해 폐동맥 혈관육종의 가능성이 낮은 것을 확인한 의료진은 23일 응급 폐동맥 색전 제거술을 시행했다. 이 교수의 집도 아래 인공심폐기로 심정지 상태에서 색전을 제거해야 하는 수술은 무사히 진행됐다.

그런데 인공심폐기를 환자에게서 분리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찾아왔다. 내원 당시 있었던 객혈로 인해 오른쪽 주기관지 전체를 막고 있는 혈전이 확인된 것이다. 폐동맥 색전증이 있으면서 심한 객혈로 기관지가 막힐 정도의 경우는 매우 드문 사례로, 영상 진단으로도 확인하기 어려운 기관지 혈전이 발견된 것이다.

기관지 내 혈전으로 오른쪽 폐에 산소 공급이 되지 않으면서 인공심폐기 없이는 산소포화도가 유지되지 못하는 상황. 그렇다고 장기간 인공심폐기를 사용할 경우 여러 합병증이 예상되는 만큼 빠른 판단과 조치가 필요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각, 이석인 교수는 호흡기내과 정성환 교수에게 다급히 도움을 청했다. 정 교수는 한달음에 수술실로 달려와 기관지 내시경을 통해 기관지 혈전을 제거했다. 2시간이 넘는 수술 후 우측 폐에 환기가 이뤄지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이 교수와 정 교수는 마음을 놓을 수가 있었다.

이 교수는 “응급한 상황에서 야간에 이뤄진 수술인 만큼 예기치 못한 상황이 순간적으로 당황스러웠지만 정 교수님을 비롯해 내시경팀에서 신속하게 수술을 도와주신 덕분에 환자는 현재 합병증 없이 회복하고 퇴원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한 전화에 조금도 망설일 이유가 없었고, 결과적으로 환자의 폐 기능이 회복될 수 있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건강을 회복한 A씨는 “나중에서야 새벽까지 교수님들이 애써주셨다는 얘기를 들었다. 헌신적으로 치료를 해주신 데 대해 어떻게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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