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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감싸는 막 ‘심낭’에 물 차면 심낭천자 후 콜히친 투여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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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감싸는 막 ‘심낭’에 물 차면 심낭천자 후 콜히친 투여 효과적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0.11.0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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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김은경 교수팀, 콜히친 투여 효과 입증
악성 심낭삼출 환자에 콜히친 투여 후 합병증 발병 위험 35%·사망위험 40% 줄어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김은경 교수. ⓒ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김은경 교수. ⓒ 삼성서울병원

심장을 감싸는 두 겹의 얇은 막 심낭 사이에 물이 차는 심낭삼출은 심할 경우 심장을 압박해 심장이 제 기능을 못 하도록 만드는 위험한 질환이다.

심낭삼출의 발병 이유는 다양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지만, 암 환자에게 흔히 발견된다. 주로 암의 침범 때문이며,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에 따른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반응하면서 생기는 부작용도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김은경 교수팀은 암으로 인한 악성 심낭삼출 환자에게 심낭천자 시술 후 2개월 이상 콜히친을 투여하면 합병증 발생을 줄이고, 사망률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심낭천자란 가느다란 관(카테터)을 몸속에 집어넣어 심낭에 찬 물을 빼내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심낭에서 물을 빼낸 뒤에는 심낭이 서로 들러붙어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잦고, 이로 인해 심장 기능이 떨어지기 일쑤여서 오히려 암 치료를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이 때문에 암으로 인한 악성 심낭삼출의 치료에 대한 권고가 거의 없다시피 한 게 현실이다.

이에 연구팀은 항염증제인 콜히친에 주목했다. 콜히친은 일반적인 심낭염증의 재발을 막기 위해 주로 쓰이지만 암 환자에게는 시도된 바 없다.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18년 사이 삼성서울병원에서 심낭천자를 시술받은 악성 심낭삼출 환자 445명을 대상으로 콜히친 등의 항염증제 복용 여부에 따른 합병증 발생 및 사망률을 분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약 46%에서 시술 후 교착성 심낭염 소견을 보였고, 약 26%는 심낭삼출이 재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콜히친을 투여한 군과 그렇지 않은 환자를 비교한 결과 콜히친 투여군은 합병증 발병 위험이 상대적으로 35% 낮았다. 사망위험 또한 비투여군에 비해 40% 가까이 줄어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은경 교수는 “최근 다양한 항암제의 발전으로 악성 종양 환자의 생존 기간이 향상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악성 심낭삼출과 같이 과거 상대적으로 드물었던 합병증의 발생 또한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서 심낭천자 후 콜히친을 투여한 환자들의 사망률이 유의미하게 줄어든 것도 심낭천자 후 합병증 비율이 감소하면서 항암 치료를 조기에 재개할 수 있었던 덕분으로 풀이됐다. 

김 교수는 “콜히친 투여가 심낭천자술 후 합병증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연구”라며 “앞으로 콜히친의 적절한 투여 시기 및 용량, 투여 기간에 대해 전향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심혈관계 분야의 권위 있는 학회지 중 하나인 ‘미국심장학회지(Journal of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IF=20.589)’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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