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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생리의학상 영광 안긴 ‘C형 간염 바이러스’ 관심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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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생리의학상 영광 안긴 ‘C형 간염 바이러스’ 관심 고조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0.10.2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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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 간염 바이러스 발견 과학자 3명 공동 수상
백신 없는 질병, 조기 치료로 바이러스 박멸해야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한 과학자 3명이 2020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 10월 20일 ‘간의 날’을 맞아 C형 간염과 관련 질병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는 지난 5일(현지 시각)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하비 알터 미국 국립보건원(NIH) 부소장과 마이클 허턴 캐나다 앨버타대학 바이러스학과 교수, 찰스 라이스 미국 록펠러대학 C형 간염 연구센터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하비 알터 교수는 1970년대 중반 수혈과 관련된 바이러스 질환을 처음 보고했는데, 이 바이러스가 C형 간염 바이러스다. 마이클 허턴 교수는 1989년 C형 간염 바이러스와 간암과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찰스 라이스 교수는 C형 간염 바이러스의 내부 단백질 구조를 밝혀 C형 간염 바이러스만으로도 간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최종 증거를 제공했다.

이들은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함으로써 혈액 등을 통해 감염되는 만성간염, 간경변증, 간암 등과 싸우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한, A형 간염과 B형 간염에 이어 만성간염의 원인이 규명되면서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한 혈액 검사와 신약 개발도 가능해졌다고 노벨위원회는 설명했다.

■ 감염원인, 수혈·주사기에서 최근엔 문신·피어싱·면도기 등

C형 간염은 말라리아, 결핵, 에이즈(HIV)와 함께 4대 감염 질환 중 하나로 손꼽힌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으로 주로 사람 대 사람으로 전염된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혈액이 정상인의 상처난 피부나 점막에 접촉하게 되면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정상인의 혈액에 침입해 감염된다.

C형 간염은 크게 수혈과 주사기를 통한 감염이 주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수혈을 통해 전염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1992년부터는 모든 혈액제제 수혈 전 C형 간염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해 최근 수혈에 의한 전염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다.

주사기를 통한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전염은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있는 사람에게 사용한 주사기를 다른 사람에게 재사용하는 경우 혈액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염된다. 실제로 C형 간염 유병률이 높은 국가에서는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알려지기 전 주사제가 널리 사용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모든 의료기관에서 일회용 주사기를 사용해 주사기를 통한 감염 위험도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이외에 출혈이 동반되는 시술인 문신 또는 피어싱이나 침술, 위험한 성행위나 면도기, 손톱깎이 등이 감염의 위험요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 증상 없이 깊어지는 병… 증상 없어도 검사 필요

C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급성 간염을 앓게 되는데, 아무런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감기 증세처럼 나타나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노출된 환자의 70% 정도는 바이러스가 6개월 이상 체내에 머무르는 만성으로 진행하며, 이 경우 자연회복은 어렵고 간경변이나 간암에 이르게 된다. 특히, 만성 C형 간염의 경우 정상인에 비해 간암 발생 위험이 100배나 높다. 흡연이 폐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3배 전후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만성 C형 간염이 간경변으로 진행해 간부전 증상이 동반될 때까지도 특별한 증상은 거의 없거나 경미한 편이다.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는 간의 특성상 병이 깊어지기 전까지는 증상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이에 병원에서는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검사를 권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신동현 교수는 “국내에서는 아직도 C형 간염의 위험요인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C형 간염 검사가 보험인정을 받고 있고, C형 간염 검사가 권고되고 있다”며 “그러나 C형 간염의 위험인자가 모호한 경우도 많아 위험요인과 무관하게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한 번쯤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백신은 없지만 95% 이상 치료 가능

C형 간염은 바이러스가 박멸되면 완치된다. C형 간염이 간경변이나 간섬유화를 일으키지 않은 상태에서 바이러스가 박멸되면 간암이나 간경변 등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간경변이나 간섬유화가 진행된 경우에는 바이러스가 박멸돼도 간암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C형 간염은 조기 치료를 통해 바이러스를 박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이 C형 간염 바이러스를 규명하고 최근에는 부작용 없이 짧은 기간 내에 바이러스를 박멸할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현재 95% 이상의 C형 간염 바이러스 환자가 치료 가능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편, C형 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현재까지 C형 간염을 예방하는 백신은 없기 때문에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C형 간염은 혈액으로 전염되기 때문에 정맥주사 약물의 남용, 무분별한 성접촉,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을 환자와 같이 사용하는 경우, 비위생적인 문신, 피어싱 혹은 침술 등의 시술을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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