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망사고 의사 법정 구속 소식에 의료계 “몹시 분하고,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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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망사고 의사 법정 구속 소식에 의료계 “몹시 분하고, 답답”
  • 경기메디뉴스 한진희 기자
  • 승인 2020.09.11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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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협, 불가항력적인 사망사고 처벌 과해
법안 개정 통해 억울하게 처벌받는 의료진 없어야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경기메디뉴스

의료사고로 환자가 숨지자 해당 주치의에게 법정 구속형이 내려졌다. 의료계는 불가항력적인 사망 사고에 의료진 구속을 판결한 재판부를 규탄하며, 국회를 향해 조속히 법안 개정을 통해 억울하게 처벌받는 의료진이 없도록 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장폐색이 있던 환자가 대장내시경을 위해 장정결제를 복용한 뒤 사망한 사건과 관련, 재판부는 해당 주치의에게 과실치사 혐의로 금고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시켰다. 또, 전공의에 대해서는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대한병원의사협의회(이하 병의협)는 11일 성명을 내고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 의료진들은 환자가 복통이 없고 배변 활동을 서너 번 해 배가 부드러운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장폐색이 아니거나 부분 장폐색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재판부는 마흔 살에 자녀가 둘이나 있는 여의사에게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금고형과 함께 법정 구속까지 시켰다”며 “이러한 사실을 들은 의사들은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대목동 신생아 사망 사건, 성남 횡경막 탈장 어린이 사망 사건, 독일 산모 사망 사건 등 최근 사법부에서는 의료진의 명백한 과실이 입증되지 않았거나 불가항력적으로 일어난 사망에 대해서도 빈번히 의료진 구속 판결을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가항력적인 사망 사고에 대한 과도한 처벌은 결국 필수 의료 분야 기피 현상을 가속시킬 것이라고도 우려했다.

병의협은 “의학은 아직도 미지의 분야가 많고, 인간의 생명을 의학을 통해 완벽히 구해낼 수 없다는 사실은 일반인들도 잘 아는 상식”이라며 “아무리 의료진이 치료를 잘했다고 하더라도 사망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런 불가항력적인 사망은 지금도 전국에서 수도 없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망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어 의료진의 과실 여부를 확실히 판단하기 어렵지만, 언론에 보도된 내용상으로는 의료진의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결국 이번 사건도 불가항력적인 사망 사고로 볼 수 있는데, 재판부는 이를 과실로 보고 금고형과 법정 구속이라는 중형을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병의협은 현 상황을 조선시대 왕이 죽으면 어의를 순장하던 풍습에 비유하면서 “아픈 환자를 열과 성을 다해서 진료해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처벌받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는 현실에 대한민국 의사들이 살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생명을 살리는 분야인 필수 의료 분야에 지원자가 없는 이유를 진정 정부는 모르느냐”면서 “필수 의료 분야에 종사하는 의사는 경제적으로 힘들고, 매일 교도소 담장을 걷는 심정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을 알기는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들이 필수 의료를 하지 않는다고, 의사들을 돈만 밝히는 파렴치한으로 매도하는 것이 정상적인 행동인지도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제 대한민국에서 의사들은 배운 대로 진료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며 “많은 의사가 생명과 무관한 분야에 몰리고 있고, 필수 의료 분야에 종사하는 의사들은 교도소를 가지 않기 위해 방어진료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라고 개탄했다.

병의협은 “정부의 정책과 국회의 악법, 사법부의 과도한 판결은 의사들을 의료 현장에서 벗어나게 만들고 있다”며 “이는 정부와 국회, 사법부가 자초하고 있는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의사들이 의료 현장에서 다른 요인에 신경 쓰지 않고,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묵묵히 환자 치료에만 몰두할 수 있게 하려면 정부와 국회, 사법부가 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병의협은 성명 말미에 다시 한번 재판부를 규탄하고 억울하게 처벌받는 의료진이 없도록 국회에 법안 개정을 당부하면서, 현재 추진 중인 4대악 의료정책을 포함한 모든 잘못된 의료정책을 폐기하고, 의료계와 진정성 있는 논의를 통해 발전적인 의료정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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