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의 실언과 의사들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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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의 실언과 의사들의 분노
  • 경기메디뉴스
  • 승인 2020.08.2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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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석 경기도의사회 기획이사 겸 사업이사
원영석 경기도의사회 기획이사 겸 사업이사
원영석 경기도의사회 기획이사 겸 사업이사

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가 4대악 의료정책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2020년 8월 19일 의정대화가 처음으로 열리게 되었다. 
4대악 의료정책이란, 한방첩약 급여화, 의대정원 증원, 공공의대 설립, 비대면 진료를 의미하는 것으로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정책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코로나사태라는 비상시국에서 의사들이 국민들의 생명을 볼모로 파업을 한다는 식으로 여론을 몰아가고 있으며, 결국 과거처럼 의사들이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대국민 홍보를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열린 의정대화는 대화라고 하기에는 무색할 정도로 복지부의 일방적인 훈계로 끝이 나버렸다. 만약 협상이라도 하려고 했다면 서로 간에 무엇을 주는 대신 무엇을 받아가는 것인데, 일방적으로 의료계를 몰아세우고 정부의 정책이 변함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면 결국 대화는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쇼였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누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밀어붙이고 있는가?
이에 대해 나는 이순신 장군의 일화를 예를 들어 말하고 싶다.

이순신 장군이 정유재란 당시 고작 12척의 배를 갖고 왜군들과 해전을 준비하고 있었을 때, 조정에서는 해전을 포기하고 육지에서의 전투에 합류하라고 했지만, 최전선에서 그동안 많은 전투경험을 갖고 있던 이순신은 여기서 왜군과의 해전을 포기하면 바로 한양이 함락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고 아직 신은 죽지 않았으니 적들이 감히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긴다. 

지금의 의료상황도 비슷하다. 의사들은 그동안 어려운 의료 환경에서도 사명감을 가지고 묵묵히 코로나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싸워왔다. 그러나 정부는 의사인력에 대한 잘못된 통계와 해석 그리고 정치적인 입장들이 반영되면서 또다시 잘못된 의료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의료의 최전선에서 실전 경험을 갖고 있는 의사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은 이순신 장군이 육군에 합류하라는 말과 같은 말이다. 이렇게 되면 미래에는 의료시스템이 무너질 것이 불 보듯 뻔한데, 결국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은 정부이지 의사가 아니다. 

바로 눈앞에 왜군이 많다고 바로 눈앞에 코로나가 퍼지고 있다고 어디서든 수군들은 그리고 의사들은 싸울 준비가 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미래에 대한 해안을 갖지 못하고 포퓰리즘적인 정책을 강행한다면, 조선이 망하는 것을 보는 것보다 지금 조정의 령을 무시하고 제대로 된 전략과 전술로 싸우기로 한 것처럼, 정부의 잘못된 의료정책으로 국민의 생명이 위험해지는 것을 보는 것보다 지금 바로 정부의 정책에 맞서 싸우는 것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 의대를 졸업한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전공의들을 향해 마치 후배에게 얘기하듯이 쓴소리를 하였다. 사실 의대를 졸업했을 뿐, 실제로 임상에서 진료를 해본 경험이 거의 없고 진료현장을 떠난 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의료계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는 의사 출신 공무원을 앞세워 의사들이 비도덕적이고 이익만 추구하고 있다는 투로 말을 하게 하고 있다. 의사는 환자가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며 특히 개원의도 아닌 순수한 전공의들이 환자의 곁을 떠날 때에는 수많은 고민을 했었을 것이다. 게다가 전문의 시험조차 거부하여 미래조차 불확실해지는 상황에서 국민을 위해 싸우고 있는데 손영래 대변인은 참을 忍을 세 번이나 쓰고 나왔다는 실언을 하였다. 오히려 손 대변인은 선배 의사로서 그들의 입장을 헤아리고 정부를 이해시키는 징검다리가 될 생각은 전혀 없는 것인가? 2시간밖에 못 잔다고 푸념하면서 후배 의사들을 질책하는 것은 넌센스가 아닌가?

과거에 예비급여과 과장으로서 문재인 케어를 진두지휘했던 손영래 과장은 과별로 각개전투식으로 접촉하고 언론플레이를 하여 빈축을 산적이 있었다. 산부인과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산부인과의사회의 분열을 이용하였고, 이와 관련하여 직접 협상에 참여했던 나는 이런 상황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자 뭔가 주는 게 있어야 가는 게 있는 것이 아니냐고 협상의 원칙을 말했었다. 그러나 수가 협상과는 달리 생명을 담보로 한 의료정책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며 올바른 데이터에 근거한 기준을 갖고 잘못되었다면 협상에서 배제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협상조차 거부한 이번 의정 대화는 국민에게 보여주기식 대화가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그것도 모자라, 지금 정부는 절대로 의대증원 계획을 철회할 계획이 없다고 하면서 협상을 하자고 하는 것이 제대로 된 협상인가? 그동안 코로나 환자 치료를 위해서 최선을 다한 의사들을 덕분에라는 말로 치장하면서 지금은 집단이기주의라고 힐난하고 있는 정부는 과연 진정성이 있는 정부라고 할 수 있는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더 큰 파국이 오기 전에 당장 정부는 추진하고자 하는 의료정책들이 제대로 된 의료현실과 통계를 반영했는지, 그리고 지방에 의대 하나 만들어주어 국민의 표를 얻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보고 처음부터 다시 의료계와 머리를 맞대고 국민의 생명을 위하여 진정성 있는 대화를 시작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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