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8 17:09 (목)
[인터뷰] 2026년 초고령사회 앞둔 노인의학 전문가들 65~74세를 '영올드'라 표현
상태바
[인터뷰] 2026년 초고령사회 앞둔 노인의학 전문가들 65~74세를 '영올드'라 표현
  • 경기메디뉴스 김선호 기자
  • 승인 2020.07.17 1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학적으로는 75세 이상부터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노인으로 이야기해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초고령사회 대비한 전문가과정 8월부터 12주 진행할 터
노인 우울증이 미래사회에서 사람의 장애, 기능 수준을 가장 많이 저하시킬 것
오대종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초고령사회의료연구소 전담 교수 ©경기메디뉴스
오대종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초고령사회의료연구소 전담 교수 ©경기메디뉴스

오는 2026년은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인 사회, 통계청)가 되는 해이다. 의학의 발달로 100세 시대를 맞고 있기도 하다. 지난 2015년 유엔(UN)은 인간의 평균수명이 길어진 현실을 반영하여 0~17세를 미성년, 18~65세를 청년, 66~79세를 중년, 80~99세를 노년, 100세 이상을 장수 세대로 생애주기를 구분했다. 우리나라는 취업이나 건강보험 등과 관련된 나이 기준을 0~18세를 미성년, 19~34세를 청년, 35~49세를 중년, 50~64세를 장년, 65세 이상을 노년(어르신)으로 하고 있다. /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초고령사회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 육성을 목표로 ‘고령친화산업 전문가 양성 과정’을 8월부터 11월까지 12주 동안 진행한다. / 경기메디뉴스는 초고령시대를 대비해 인재 육성에 나선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초고령사회연구소의 ‘고령친화산업 전문가 양성 지원사업’ 전담 오대종 교수(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7월 17일 만나 인간의 생애주기별 나이와 초고령사회 전문가 육성 등 초고령사회 이슈에 대해 듣는 시간을 가졌다. 오대종 교수는 "(100세 시대를 앞둔 의료계에서) 노인의학을 전공하는 분들은 65세에서 74세 정도까지는 영올드라고 표현하며, 75세 이상부터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노인으로 의학적으로 이야기한다."라고 말했다. 나이에 관한 생애주기별 세대 구분이 변화의 과정에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편집자 주]

-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의 초고령사회의료연구소는?

연구소는 2026년 도래할 초고령사회에 대비해서 의료 헬스케어와 관련하여 원내에서 그리고 대외적으로 여러 가지 장기발전전략을 구축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싱크테크다. 

장기발전 분야는 초고령사회와 관련해서 여러 분야가 있겠지만 의료와 헬스케어 관련해서다. 싱크테크 구성은 저희 병원의 노인의료센터 교수들과 각종 노인병, 내과 등 다양한 진료과목의 교수들이 모였다. 이런 내부 인력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는 다른 분야 전문가 등이 모여 컨설팅과 강의로 공부하는 구성이다.

- 연구소가 이번에 8월부터 11월까지 12주 동안 고령친화산업 전문가 양성 과정을 모집하게 된 배경과 지향점은?

고령화 사회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노인들이 겪고 있는 만성질환 유병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늘어 날 것이다. 사회적 부담이 많이 커질 것이다. 이런 예측이 가장 큰 배경이다. 그간 급성기 질환 치료에 집중돼 왔는데 만성질환은 급성기에 치료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성기에 들어가기 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예방하는 게 필요하다. 평소에 치료를 넘어서 건강 증진에 집중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려면 의료기관 안에서 치료뿐만 아니고 실제로 고령자분들이 생활하고 있는 환경 내에서 구축이 가능한 새로운 의료모델 내지는 돌봄모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것들은 병원에 있는 의료진들이 그걸 담당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요하고, 그 육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런 전문가 육성 과정이 있다. 육성 과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고령사회 도래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할 기회와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고, 유망 분야를 발굴하는 역량을 갖추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또 그런 산업과 관련해서 각자 가진 아이디어를 현실화해서 창업하고 사회화를 추진할 수 있는지 관련해서 실질적인 컨설팅을 지원하고, 인턴십도 지원하는 현장 중심 전문가를 육성하는 목적이 있다.
두 번째로 최고위 과정은 기업 임원, 고위 공무원, 대학교수 등을 대상으로 고령친화산업 관련 트렌드,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 활용 가능한 인력플 소개 등이다. 실제 여기 계신 각계 전문가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새로운 파트너십이나 사업을 기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다. 또 유망 분야에서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정책 방안을 수립할 수 있게 도와주는 그런 가이드를 제시할 계획이다.

- 초고령사회에서 노인 치매 우울증 불면증 화병 등 노인 4대 정신건강 질환이 문제가 될 전망이다.

제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라서 여기에 대한 고민도 많이 있고 하다. 사실 그래도 요즘에 노인 치매 관련해서는 사회적으로도 관심이 올라가고, 현재 정부에서도 관련한 사업이나 정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추세이다. 치매도 그렇지만 우울증, 불면증, 화병도 (문제다) 저희가 WHO나 그런 데서 발표한 자료들을 보면 여러 가지 만성질환, 암, 심혈관 질환도 있지만, 노인 우울증이 앞으로 미래사회에서 사람들의 장애, 그리고 기능 수준을 가장 많이 저하시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많은 분들이 우울증과 관련해서는 삶의 질이나 정신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거에 대해서 아직은 인식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많은 분들이 증상이 있어도 참고, 의료기관을 잘 찾지도 않고, 어떻게 잘 관리해야 하는 거에 대해서도 관심과 인식이 많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
당뇨 고혈압도 중요하겠지만 정신 건강 관련해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2026년 도래할 것으로 예측되는 초고령사회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얼마 안 남았다. 여러 가지 준비를 해야겠다. 의료분야에만 국한해서 말씀드려본다면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할 거 같다. 
아까도 잠깐 얘기했지만, 그동안 급성기 질환을 어떻게 치료하느냐 하는 치료 중심이었다고 하면, 앞으로는 평소에 건강 증진이나 질병을 예방하고, 지금도 뭐 조기진단을 하고 있지만, 더 조기에 질환을 진단해 낼 수 있는 그런 방향으로 하는 것이 훨씬 비용 효과적일 거다. 
그리고 또 그동안에는 표준 프로토콜을 가지고 모든 개개인에 따라서 일괄적으로 치료를 적용했다고 하면, 이제는 좀 더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고, 그런 것들이 점점 가능한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 구체적으로 맞춤형 치료나 건강 관리, 질환 예방은?

개개인의 유전적인 특성이나 생활 습관이나, 환경 등에 대해서 예를 들면 그런 것들을 웨어러블 디바이스 같은 것들을 활용해서 실시간으로, 굉장히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해서, 그런 것들을 분석해서 다양한 개개인의 특성을 정리할 수 있다. 그런 것들이 실제로 의료에 적용돼서 질환의 예방이나 치료 효과를 관찰할 수 있는 그런 모델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의료패러다임의 변화에 중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동안 사실 이런 의료의 패러다임이 의료인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소비자 중심으로 주도권이 이미 넘어가고 있는 추세고, 고령화 사회에서도 마찬 가지일 거라고 생각이 든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건강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건강 관리 앱이라든가 여러 가지 맞춤형 재활 로봇이라든가 프로그램 등 비대면 자기 건강 관리를 지원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업이 지원돼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 유엔(UN)이 발표한 인류의 새로운 나이 기준을 보면 청년이 18~65세, 중년이 66~79세이다. 좀 젊으신 거 같은데 동의하시나?

그렇긴 한데 유엔에서 어떤 맥락에서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지는 정확히 모른다. 우리나라는 연금제도 등에서 노년을 65세 이상으로 두고 있는 것이 좀 오래된 기준이라는 거는 동의한다. 이 기준이 1800년대 후반에 독일에 연금법을 만들 때 비스마르크가 제안한 거에서 그때부터 노년을 65세 이상으로 노년의 기준을 잡아둔 거를 지금까지 쓰고 있다고 알고 있다. 
이야기하기가 조심스러운 것은 의료인 입장에는 실제적으로 노화에 의한 몸에 변화들이 나타나고 노인성 질환들이 문제가 되기 시작하는 것은 사실 75세 정도이다.
그래서 노인의학을 전공하시는 분들은 65세에서 74세 정도까지는 '영올드'라고 표현하고, 75세 이상부터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노인으로 의학적으로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런 부분이 우리 사회에서 65세 이상을 기준으로 잡아두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유엔의 기준이나 의학적 기준을 따르다 보면 우리나라에 있는 연금제도나 그런 것들이 아직은 뒷받침해줄 수 있는 여건이 안되고 인프라가 안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본다. 의학적 맥락에서는 유엔의 기준에 대체로 동의를 하는 데 그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 우리 사회가 갖춰야 할 것이 많을 거 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